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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좋은글,시] 가을밤 서정

2018. 9. 2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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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서정 

고요 속에 일렁이는 풍경소리 
서안을 미뤄 놓고 지게문을 열어 보니 
무언가를 뜯어보며 짖는 삽살개 

삽작문 밖 어느 벗님이라도 왔는지 
하얀 달 그림자를 보고는 또 짖는지 
그냥 어둠이 깔려 알 길이 없구나 

내쳐 나가 연 가게 집 있으면 
쓴 술 한 병이라도 받아다 
벗님 불러 너스레나 한 상 차려볼거나 

아이들이 새근새근 곤히 자는 밤 
어느새 달은 머귀나무 사이로 지고 
세속의 젓가락 소리마저 잠이 들었는데 

최범영 시인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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