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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인사말 좋은글 모음 안부, 추석 시 행복메시지

2021. 9. 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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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시 모음> 이성복의 ´추석´ 외

+ 추석

밤하늘 하도 푸르러

선돌바위 앞에 앉아 밤새도록 빨래나 했으면 좋겠다
흰 옥양목 쳐대 빨고 나면 누런 삼베 헹구어 빨고

가슴에 물 한번 끼얹고
하염없는 자유형으로 지하 고성소까지 왕복했으면 좋겠다

갔다 와도 또 가고 싶으면 다시 갔다 오지

여태 살았지만
언제 살았다는 느낌 한번 들었던가
(이성복·시인, 1952-)


+ 추석

나이 쉰이 되어도
어린 시절 부끄러운 기억으로 잠 못 이루고

철들 때를 기다리지 않고 떠나버린
어머니, 아버지.

아들을 기다리며
서성이는 깊은 밤.

반백의 머리를 쓰다듬는
부드러운 달빛의 손길.
모든 것을 용서하는 넉넉한 얼굴.

아, 추석이구나.
(유자효·시인, 1947-)


+ 불혹의 추석

침묵은 번갯불 같다며
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
떠드는 자는 무식이라고
노자께서 말했다.

그런 말씀의 뜻도 모르고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혼자의 추석이
오늘만이 아니건마는
더 쓸쓸한 사유는
고칠 수 없는 병 때문이다.

막걸리 한 잔,
빈촌 막바지 대폿집
찌그러진 상 위에 놓고,
어버이의 제사를 지낸다.

다 지내고 복을 하고
나이 사십에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찾아간다
(천상병·시인, 1930-1993)


+ 추석

추석아!
추석아!
나의 소원 들어주렴..

나의 소원은
우리 친척 모두
건강하게 만나는 것이지.

추석아!
추석아!
나의 소원 들어주렴

나의 소원은
우리 친척 모두
웃는 모습으로 만나는 것이지

추석아!
추석아!
나의 소원 들어주렴

나의 소원은
돌아가신 친할아버지
얼굴 한번 보는 것이지
(작자 미상)


+ 滿月

작은 추석날
사람들 말에는 모난 구석이 없네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
둥글둥글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둥글둥글 빚은 송편을
둥그런 쟁반에 담는 동안
자식이 아니라 웬수라던 넷째를 기다리던 당숙께서
밭은기침을 담 너머로 던지면
먼 산 능선 위로 보고픈 얼굴처럼 솟은 달이
궁글궁글 굴러 와서는
느릅나무울타리도 탱자나무울타리도 와락와락 껴안아
길이란 길엔 온통 달빛이 출렁

보시는가
가시 돋친 말이 사라진 밤
*이 둥글고 환한 세상
(원무현·시인, 1963-)
* 고재종의 어느 시에서


+ 추석 고향집

고향집 우물가 놋대야에는
그 옛날의 보름달이 뜨고 있으리

흰 고무신 백설 같이 닦아내던 누이
손끝 고운 그리움도 남아 있으리

눈엔 듯 보이는 듯 뒤안길 서성이면
장독대에는 달빛 푸르던 새금파리

어머니의 눈에 비친 안쓰러움도
오늘밤엔 기다림으로 남아 있으리

굴렁쇠 안에 뜨는 둥근 보름달
고샅길 이슬 맞고 달려오면은

달빛 받아 피어나던 할아버지 수염
박꽃 같은 웃음도 남아 있으리
(정군수·시인)


+ 추석 무렵

흙냄새 나는 나의 사투리가 열무맛처럼 담백했다
잘 익은 호박 같은 빛깔을 내었고
벼 냄새처럼 새뜻했다
우시장에 모인 아버지들의 텁텁한 안부인사 같았고
돈이 든 지갑처럼 든든했다

빨래줄에 널린 빨래처럼 평안한 나의 사투리에는
혁대가 필요하지 않았다
호치키스로 철하지 않아도 되었고
일기예보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나의 사투리에서 흙냄새가 나던 날들의 추석 무렵
시내버스 운전사의 어깨가 넉넉했다
구멍가게의 할머니 얼굴이 사과처럼 밝았다
이발사의 가위질소리가 숭늉처럼 구수했다
신문대금 수금원의 눈빛이 착했다
(맹문재·시인, 1965-)


+ 추석은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고향집 뒷마당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보름달이다.

달밤에 달구 잡기 하다 넘어져
무릎이 깨어져 울던 일곱 살이다

한참 잊고 살다 생활에 지쳐
고향 생각나면 달려가던
뒷동산에 만나던 첫사랑이다.

큰어머니가 해주던 찹쌀 강정과
송화 가루로 만든 다석이다

울담 안에서 오가던 정을
건네주던 푸성귀 같은
내 사랑 여인아

책갈피 속에 곱게 간직한
진달래 꽃잎 같은 내 친구야

괴롭고 힘들 때
영혼의 안식처
내 쉼터인 것을
(김사빈·시인)


+ 어머니의 추석

돌아가는 세월의 일몰 앞에
금방이라도 웃음 내미는 한가위 달
가을의 들은 빈들이 아니라서
아주 완전하게 둥글게 만들어
한가위 날까지 채우는 동안
귀향 열차의 흩날리는 기적소리
송편 빗던 어머니는 손길 멈추시고
기다림을 더하신다.

따가운 가을 햇살 아래
깊이 패인 주름 진 얼굴로
며칠 동안 들판에 나가셔서
동부알 햇볕에 고루 말려
푹 고아 놓으시고
고향 뒷동산 밤나무에서
아람 밤 주워 속을 만들어
솔향 가득한 송편 쪄내시며
자식을 기다리시는 어머니
달디단 사랑의 불씨로
둥그런 보름달 만드시는가

어쩔 수 없이 흘러간
외로운 삶의 변방에서 돌아와
고향의 마루에 걸터앉아
넉넉한 마음으로 보름달 바라보며
어머니 가슴속에 진하게 밀려오는
지난 이야기 도란도란 나누면
사랑은 탐스럽게 익어
애달픈 열매로 맺히고
어머니 손을 살며시 잡으면
가슴에서 익어나는 어머니 사랑
불 담은 넓은 은총으로
징처럼 찌잉 가슴 울리는가.
(이효녕·시인, 1943-)


+ 추석달

어제는 시래기국에서
달을 건져내며 울었다
밤새 수저로 떠낸 달이
떠내도 떠내도 남아 있다
광한전도 옥토끼도 보이지 않는
수저에 뜬 맹물달
어쩌면 내 생애 같은
국물을 한 숟갈 떠 들고
나는 낯선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보아도 보아도
숟갈을 든 채 잠든
자식의 얼굴에 달은 보이지 않고
빈 사발에 한 그릇
달이 지고 있다
(정희성·시인, 1945-)


+ 추석

빈집 뒤 대밭 못미처
봐주는 사람 없는 채마밭 가
감나무 몇 그루 찢어지게 열렸다
숨막히게 매달리고 싶었던 여름과
악착같이 꽃피우고 싶었던 지난 봄날들이
대나무 받침대 세울 정도로 열매 맺었다
뺨에 붙은 밥풀을 뜯어먹으며
괴로워했던 흥보의 마음,
너무 많은 열매는 가지를 위태롭게 한다
그러나 거적때기 밤이슬 맞으며
틈나는 대로 아내는 꽃을 피우고 싶어했다
소슬한 바람에도 그만 거둬 먹이지 못해
객지로 내보낸 자식들을 생각하면
이까짓 뺨 서너 대쯤이야
밥풀이나 더 붙어 있었으면
중 제 머리 못 깎아
쑥대궁 잡풀 듬성한 무덤 주위로
고추잠자리 한세상 걸머지고 넘나드는데
저기, 자식들 돌아온다
낡은 봉고차 기우뚱기우뚱
비누 참치 선물세트 주렁주렁 들고서
(유용주·시인, 1960-)


+ 달려라 도둑

도둑이 뛰어내렸다.
추석 전날 밤 앞집을 털려다가 퉁기자
높다란 담벼락에서 우리 차 지붕으로 뛰어내렸다.

집집이 불을 환하게 켜놓고 이웃들은 골목에 모였다.

―글쎄 서울 작은 집, 강릉 큰애네랑 거실에서 술 마시며 고스톱을 치는데 거길 어디라고 들어오냔 말야.
앞집 아저씨는 아직 제 정신이 아니다.
―그러게, 그리고 요즘 현금 가지고 있는 집이 어딨어. 다 카드 쓰지. 거 돌대가리 아냐? 라고 거드는 피아노 교습소집 주인 말끝에 명절내가 난다.
한참 있다가 누군가 이랬다.
―여북 딱했으면 그랬을라고…….

이웃들은 하나 둘 흩어졌다.
밤이슬 내린 차 지붕에 화석처럼 찍혀있는 도둑의 족적을 바라보던 나는 그때 허름한 추리닝 바람에 낭떠러지 같은 세상에서 뛰어내린 한 사내가 열나흘 달빛 아래 골목길을 죽을 둥 살 둥 달려가는 걸 언뜻 본 것 같았다.
(이상국·시인, 1946-)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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